"어떤 용서나 타협도 바라지 마라"
포스터의 홍보 문구 그대로 납치된 딸 앞에 아버지는 정말, 일말의 자비심도 흔들림도 없었다.
마치 훈련받은 살인 기계처럼 (실제 그렇지만) 하나 둘씩 눈앞의 장애물을 제거해 나가는 것이
마치 사람이 죽어나가는 게 아니라 도미노가 차례로 쓰러지는 것 처럼 보였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영화 한두번 보나...
게다가 '추격자'의 범인처럼 무고한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급소를 몇대 쳐서
사뿐히 쓰러뜨리는 것뿐. 게다가 악당은 때려 죽여도 시원찮은 인신매매범들 아닌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추격자'의 살인 장면보다 이 영화의 살인 장면이 더 잔인하게 느껴졌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아마도 아버지의 살인은 온당하고 정당하다고 느껴지는 나 스스로의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더욱이 악당이 마치 사람도 아닌 '도미노' 같이 느껴졌기 때문에.
자기 딸이 납치당한 그런 상황에 맞닥뜨린다면 어느 누구라도 그 아버지처럼 하지 않을까.
잔인한 고문도.. 십수명을 도미노 쓰러뜨리듯 죽이는 일도... 서슴없이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더욱 씁쓸하게 만드는것 같다.
정부 관료인 아버지의 옛 친구가 자기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내 것을 지키기 위해서
그 끔찍하고 잔인한 '비즈니스'를 알고 있음에도 묵인할수 밖에 없었던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물론 악인을 벌하려는 행동과 비교할수는 없지만..)
재미있다는 입소문에 잔뜩 기대하고 보았는데도 중반까지 굉장히 몰입하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다.
구성이 치밀하고 전개도 빨라서 보는 내내 긴장감과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게 만드는 영화다.
아주 큰 교훈도 남겨준다.
여행할 때 조심하세요!